쓰는 기계의 존재론 (오연경 저) 를 읽고
첫째, 입장이 허락된 기계는 인간 성역의 어디까지 진출할 수 있을 것인가. 둘째, 인간만의 성역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근래, 인문학 분야에서 생성 AI에 대해 자주 하는 이야기는 결국, 기계가 인간의 어느 영역까지 침범할 수 있는지와 더불어서 인간의 영역이라는 것 자체가 성(聖)화되어있었던 것은 아닌가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시작한다. 이 질문을 던지고 나서 잇달아 언급하는 것이 '뇌과학'인데, 인간의 개성, 정신, 창조성 등이 사실은 일종의 화학 작용이었다는 것을 환기하면서 기계와 인간 사이의 차이점이 사실은 없는 것이 아니냐는 것으로 질문을 전환시키는 것이다. 사실 인공지능이 우리 앞에 놓여있기도 전에 (정확히는 그것을 인문학에서 다루기도 이전에) '과학'은 독자들로 하여금 쉽게 환원주..
2023.11.10